모기지 일찍 갚기 vs. 노후 준비

당신에게 추가소득이 생기거나 10만 불 정도의 목돈이 있다면 그 돈으로 무엇을 하겠는가? 나는 이런 질문을 자주 받는데, 많은 사람이 빚, 특히 모기지를 갚는 데 쓰고 싶어 한다. 빚이 없을 때 얻을 수 있는 마음의 평화를 위해 하루라도 일찍 갚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고 빚을 줄이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자산증식을 위한 현명한 재무결정인지를 따져보고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을 하는 것이 얼마나 유리한 지는 개인 상황에 따라 다르므로 재무설계사와의 개인적 상담을 권하지만, 결정하기 전에 다음의 두 가지는 반드시 고려하기 바란다. 첫째, 갚아야 하는 돈은 시간이 길수록 그 가치가 떨어진다. 인플레이션 때문인데, 이것이 돈의 가치에 끼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예를 들어, 1970년도에는 미국의 평균 가정 인컴이 약 $10,000 정도였지만 50여 년이 지난 지금은 약 $60,000 가까이 되는데, 이것은 지난 50여 년간 물가가 올라 비슷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약 6배의 돈이 든다는 말이다. 이것은 다시, 지난 50여 년간 달러의 가치가 해마다 3% 이상 떨어졌다는 뜻으로, 고정이자율로 융자를 받고 갚아야 하는 돈이 있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페이먼트의 가치가 낮아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만약 미래의 평균 물가상승률도 3% 정도라고 가정하면 지금의 월 $3,000의 모기지페이먼트가 10년 후에는 $2,230, 20년 후에는 $1,660, 그리고 30년 후에는 지금의 약 $1,240 정도의 가치밖에 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다. 지난 50여 년간 평균 인컴이 6배 가까이 올랐듯, 당신의 인컴도 앞으로 물가상승률에 따라 오를 테고 그러면 당신이 내야 하는 고정 모기지 페이먼트에 대한 경제적 ‘부담’은 시간이 갈수록 이처럼 줄어든다.  둘째, 투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늘어난다. 위의 예에서 보았든, 내가 가지고 있는 돈이 자라지 않으면 (투자하지 않으면) 돈의 가치는 시간이 지나며 떨어지기 때문에 특별히 물려받을 자산이나 큰돈을 벌 재주도 없는 “보통사람들”에게 투자는 선택이 아니다. 그리고 투자를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꾸준히 투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만약 당신이 추가로 발생하는 인컴이나 목돈을 투자 대신 모기지 원금을 줄이는 데 사용한다면 대개 당장 나가는 고정 모기지 금액에는 변함이 없고 융자를 좀 더 일찍 갚는 효과만 있을 뿐이다. 물론, 당신이 내야 하는 모기지 융자 기간이 줄어듦으로써 내는 총이자액을 줄일 수는 있지만 당신의 자산을 증식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보자. 이자 4.5%, 원금 $500,000인 30년짜리 모기지의 원금+이자(세금과 보험료 제외)로 월 $2,500 정도를 내는 당신이 모기지를 일찍 갚고 싶어서 월 $500을 추가로 내거나 $100,000의 목돈이 생겨서 그 돈으로 원금을 갚는다면 당신은 약 8년 정도 일찍 융자를 갚을 수 있다. 융자를 22여 년에 걸쳐 갚고 나머지 8년여 동안 모기지에 들어가던 월 $3,000을 투자할 때, 연평균 수익률이 5% (복리)라면 약 $361,000 정도의 자산을, 6% 투자이익이 있다면 약 $378,000 정도의 자산을 모을 수 있다. 반면에 $500로 원금을 일찍 갚는 대신 그 돈을 30년 동안 투자하여 연 5% (복리) 이익을 얻는다면 $419,000, 연 6% 이익을 얻는다면 $503,000 정도의 자산이 모인다. 만약 목돈 $100,000로 원금을 갚는 대신 투자하여 30년간 5%  이익이 났다면 $432,000 정도를, 6% 평균 수익이라면  $574,000 정도를 모을 수 있다. 비록 같은 돈이라도 고정 모기지를 일찍 갚는 대신 투자를 장기간 함으로써 이렇게 당신의 자산에는 16%~50% 이상의 엄청난 차이가 날 수 있다. 투자하는 시간이 길수록, 그리고 투자 수익률이 높을수록 차이는 더 벌어진다. 그래서 시간이 자산 증식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지를 잘 이해하는 사람들은 모기지는 이자율이 낮은 30년 고정 모기지로 묶어 놓고 단 한 푼도 추가로 원금을 갚지 않고 최대한 투자(저축)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론상 그렇다는 것이고 당신의 모기지 이자율, 투자 수익률, 투자 비용, 남은 융자 기간 등 여러 가지에 따라 혜택의 차이가 크고, 융자를 일찍 갚는 것이 오히려 더 유리한 경우도 있으므로 종합적으로 꼼꼼히 따져보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내가 갚아야 하는 융자금의 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하고 투자하는 자산은 시간이 갈수록 가치가 증가하므로, 같은 돈이라도 고정 모기지를 일찍 갚는 것보다 노후를 위해 투자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자산 증식에 유리한 재무결정이라 할 수 있다. 100세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우리에게 모기지를…

자영업자가 꼭 알아야 하는 4가지

(2023년 업데이트) 스몰 비지니스 은퇴플랜을 전문으로 하는 나는 자영업자들이 다음의 4가지를 꼭 알았으면 좋겠다. 첫째, 은퇴 자금에 대한 세금혜택이 엄청나다. 세계에서 가장 부자라는 미국에서는 은퇴 노인 10명 중 1명이 끼니를 거를 정도로 은퇴 문제가 아주 심각하므로 정부에서는 저축을 장려하기 위해 아주 좋은 세금 혜택을 제공한다. 은퇴를 위한 저축은 세금공제가 가능하며 저축한 돈에서 얼마나 많은 수익이 나든 상관없이 몇십 년이 될 수도 있는 은퇴 후 출금 시까지 세금을 유예해 준다. 만약 납부 시 세금 공제를 받지 않으면 (Roth) 원금에서 많은 투자 수익이 나더라도 은퇴 후 출금 시에 한 푼의 세금조차 내지 않아도 된다. 은퇴 계좌에만 주어지는 엄청난 혜택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회사를 통한 은퇴 플랜이 없으면 개인이 저축할 수 있는 Traditional IRA나 Roth IRA는 1년 최대 납입액이 $6,500 (50세 이상은 $7,500)으로, 충분한 노후 준비를 하기에는 크게 부족하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IRA 보다 납입 한도액이 높은 SIMPLE IRA나 401(k)와 같은 은퇴플랜을 시작하는 비지니스 오너들 에게는 첫 3년간 연 $5,000의 택스크레딧까지도 제공한다 (Form 8881).  둘째, 은퇴 자산은 일반 채권자들로부터 보호가 된다. 인간사가 다 그렇지만, 오늘 잘 나가는 비지니스라고 앞으로도 계속 잘 되리라는 보장이 없다. 특히 경제지표는 호황이지만 “보통 사람들”의 소득은 그만큼 늘어나지 않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미국에서 지역 주민의 소비에 의지하는 대부분 한인들의 스몰비지니스 미래는 그리 밝다고 할 수 없다. 소매업자들은 아마존과 월마트 같은 대기업과 온/오프라인으로 경쟁까지 해야 하고, 역시나 경쟁이 심한 서비스 업종도 76%나 되는 미국인이 단 $1,000의 비상자금도 없이 살아가는 현실에서 돈 벌기 힘들다. 그래서 자영업자라면 최상을 꿈꾸며 열심히 노력하는 동시에 최악까지도 생각하며 모든 결정을 해야 하는데, 이는 파산도 포함된다. 가끔 ‘재수 없다’며 최악을 고려하지 않는 사람을 보는데, 이는 자기만 죽음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이 어리석은 일이다. 차이가 있다면 인간이 죽음은…

나의 건강, 나의 돈, 그리고 정치

내가 재무설계사로 일하며 가장 안타까울 때는 소위 ‘잘나가던’  자영업자가 절세 혜택은 물론, 파산 시에도 일반 채권자들로부터 자산을 보호받을 수 있는 은퇴플랜들을 활용하지 못하여 사업이 기울며 모든 것을 잃는 것을 볼 때이다. 최근에 어떤 분이 사업이 힘들어져 많은 빚을 지고 파산신청을 해야 한다며 돈 잘 벌 때 구입했던 상업건물을 잃을 것은 알겠는데 집까지 잃겠냐고 힘들게 물으시는데 나는 그 앞에서 울뻔했다. 수년 전, 같은 파산신청을 하면서도 미국의 이런 은퇴 자산 법을 제대로 활용하여 비지니스와 집까지 다 잃었지만 밀리언달러 이상의 은퇴자산은 보호받은 어떤 미국인 사업가와 크게 비교되었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나를 안타깝게 하는 것은 한국인들이 미국에 살면서도 미국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고 투표를 아예 하지 않거나 투표는 하지만 자신의 건강이나 돈에는 오히려 해로운 정책/정치인을 지지하는 것을 볼 때이다. 수년 전, 많은 치료 비용이 드는 지병이 있고 ACA (Affordable Care ACT- 흔히 오바마케어라고 불림)를 통해 의료보험비의 대부분을 지원받는 어떤 사람이 ‘오바마케어’를 당장 폐지해야 한다며 성토하는 것을 보고는 할 말을 잃은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은퇴 준비를 위해 모아놓은 돈이 없어 소셜시큐리티연금에 의지하여 사는 사람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정부 프로그램 때문에 사람들이 게을러진다며 모두 없애야 한다고 열변을 토하는 사람도 보았다. 자신이야말로 납부한 소셜시큐리티 세금보다 훨씬 더 많은 금액을 연금으로 받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정부프로그램’의 큰 수혜자라는 것을 알고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말이다.  나는 재무설계사로 일하며 정치인과 그들이 추구하는 정책들이 사람들의 삶에 얼마나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지를 눈으로 직접 보며 아주 ‘정치적’이 되었다. 나의 건강(보험), 돈(세금, 은퇴), 그리고 아이들의 교육 과정과 비용은 물론 내가 마시는 물, 공기 등 모든 것이 정치와 정책에 의해 얼마나 많은 영향을 받는지를 보면서도 ‘정치적’이 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기 때문이다. 당신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당신 집에 와서 가족의 건강과 재정에 관한 모든 결정을 일방적으로 한다면 가만히 있겠는가? 투표하지 않는 것은 나의 자율권을 포기하고 내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을 다른 사람의 손에 결정되도록 방치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너무도 많은 한국 이민자들은 오래전에 떠난, 일찌기 투표권도 포기한 고국(한국)의 정치에는 지금까지도 큰 관심을 보이지만 막상 자기가 살고 있는 미국의 정치에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옆집 가정사에만 신경 쓰느라 막상 자기 가정의 일에는 무관심한 것과 무엇이 다를까?  만약 당신이 건강보험이 있음에도 코페이, 코인슈런스 등 여러 이름의 환자 부담액이 무서워서 병원에 가는 것이 두렵다면, 소셜시큐리티 연금이 조만간 크게 줄어드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부자 부모를 둔 아이들은 필요 없는, ‘보통사람들’ 의 자녀가 빌리는 정부의 학생 융자 이자율이 모기지나 자동차 이자율보다 높아서 정부가 오히려 돈을 벌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깨끗한 물과 공기가 아주 중요하다면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 정치와 정책을 통하지 않고서는 해결될 수 없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자존감이 없는 사람은 남들로부터 무시당하듯, 어느 사회이든 투표하지 않는…

어누이티(연금보험)

은퇴에 가까운 분들이 어누이티(Annuity)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셔서 이번 칼럼에서 간단하게 소개하기로 한다. 어누이티는 개인이 보험사를 통해 살 수 있는 연금보험이다. 일반 생명보험과 어누이티의 가장 큰 다른 점은 생명보험은 남는 가족을 위한 목적이 크고, 어누이티는 본인을 위한 보험이다. 즉, 내가 생명보험을 사면 나의 죽음 후 남는 가족들이 경제적 곤란을 겪지 않도록 하거나 상속이 목적이고, 어누이티를 사면 내 생전에 필요한 은퇴자금을 조달하기 위함이다. 어누이티는 보험사를 통해 개인이 구입하는 보험상품으로, 전국민 연금 제도인 소셜시큐리티와 다르다. 따라서 여느 금융상품이나 마찬가지로 충분히 이해하고 결정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어누이티는 은퇴전부터 일하면서 납입하거나 401(k) 나 IRA와 같은 은퇴계좌에 별도로 모은 돈을 은퇴하며 일시금으로 구입할 수 있다.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옵션은 여러가지로, 사망 시까지 받는 것이 가장 흔하고 부부라면 두사람의 사망 시까지 연금이 나오도록 할 수 있다. 다른 조건 없이 사망 시 까지만 연금이 지급되는 것이 가장 보편적인 형태이지만, 연금액을 다 수령하지 못하고 수 년 이내에 사망하면 나머지 잔액을 상속할 수 있는 조항도 넣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보험의 조항이 매력적일수록, 예를들어, 한사람 대신 부부 두 명이 사망 시 까지 연금이 나온다거나 상속 조항이 있다거나 하면 초기 수령액이 줄어든다.  돈 버는것이 목적인 보험회사는 리스크 (돈을 더 지급해야 할 확률) 가 높아질수록 고객에게 지급하는 연금액을 줄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가상승률에 따라 시간이 지나면 연금액도 늘어나는 소셜시큐리티와 달리 어누이티는 시간이 지나도 금액이 인상되지 않으므로 이를 유념해야 한다. 은퇴 전에는 월 $2,000 정도 나오는 연금보험이 충분해 보일 수 있어도 오래 살수록 이것은 심각한 문제가 된다. 예를들어, 연평균 물가상승률이 2%라고 할때(지난 수십 년간의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수치임) 지금의 $2,000은 10년 후에는 지금의 $1,600 정도, 20년 후에는$1,300, 그리고 30년 후에는 지금의 약 $1,100 정도의 가치밖에 되지 않는다. 물가상승률이 더 높으면 연금의 가치가 그만큼 더 떨어진다. 연금 보험 구매시 물가상승률에 따라 연금액이 인상되는 조항을 별도로 넣을 수 있지만, 그러면 초기 연금액이 줄어든다. 또 한 가지 주의해야 할 것은 세금문제이다. 가끔Traditional IRA나 401(k)에 모은 은퇴자금을 어누이티로 바꾸면 출금 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 분들을 보는데 이것은 틀린 소리이다. 세금공제를 받고 (pre-tax) 모으는 은퇴자산은 계좌에서 돈을 찾아 쓰든 아니면 어누이티로 전환하여 연금으로 받든 상관없이 출금 시 총금액 (원금+투자이익)에 대한 소득세를 내야 한다.  끝으로, 어누이티는 아주 복잡하고 그 만큼 비용도 높은 보험상품이므로 여러 곳에서 꼼꼼히 비교하고 약관을 제대로 이해한 후에 구입해야한다. 대개 은퇴하며 목돈으로 사는 어누이티는 판매하는 에이전트에게지급되는 커미션이 좋고(평균6%)  그 외에 회사에서 받는 연 금융비용도 평균2-3%로 높다(CNNmoney.com?What Costs Do Annuities Have?). 따라서 에이전트와 보험사들은 아주 적극적으로 판매행위를 하지만, 고객은 일단 구입하면 취소할 수 없거나 할 수 있어도 높은 페널티를 내야한다. 보험사에서는 에이전트에게 지급한 커미션을 제외하고 얼마라도 수익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아는 사람이라고, 또는 사람이 좋아 보인다고 다른 곳과 비교도 하지 않고 세부 약관을 이해하지도 못한 채 ‘믿고’  사는 건 절대 금물이다. 요즘은 커미션이 없거나 아주 적은 직판 연금보험도 있으니 참고하시라. 이런 상품들을 No-Load 또는 Direct-Sell 어누이티라고 하는데, 인터넷으로 개인이 직접 구입할 수 있다. Jefferson National, Vangu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