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재무설계사가 꼭 필요한가요?
Q: 20대에는 노후대책을 시작하라는 말을 가볍게 흘려 듣고 탱자탱자 놀았다가 마흔을 바라보고 달려가는 이 시점에 노후대책에 관하여 관심이 많이 생기면서 후회와 동시에 지금부터라도 잘 준비하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경제 사회 정치에는 1자 지식도 관심도 없었던 터라.. 모든 것이 막막하기만 합니다. 미국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고 영어도 부족하여 막막합니다. 저처럼 소심하고 미국에서 사는 방법을 잘 모르는 사람이 재무설계사 없이 꾸준히 안전하게 재정관리를 할 수 있을까요? |
A: 재무설계사를 고용하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미국에서 전통적으로 부자가 아닌 ‘보통사람들’이 재무설계사를 고용하기 힘든 이유가, 금융상품을 판매하지 않는 대부분 재무설계사들은 자산의 %를 서비스 비용으로 받으므로 수십만불, 또는 밀리언 이상… 이렇게 최소 투자 자산이 있는 사람들을 고객으로 받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돈 벌기가 힘들거든요. 따라서 그들은 돈이 별로 없는 ‘보통사람들’을 고객으로 유치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반면에 전문가의 지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보통사람들’은 능력있는 재무설계사를 고용할 수 없으므로 자산 증식을 효과적으로 하지 못하여 평생 나름 절약하며 살아도 노후에 경제적 안정을 이루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됩니다. 대부분 ‘보통사람들’은 미국인, 한국인을 막론하고 재무설계사가 무슨 일을 하는지도 잘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금융상품을 판매하지 않고 ‘부자’가 아닌 사람들을 상대로 시간당 상담이나 고정액을 통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재무설계사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지만, 돈을 버는 것이 쉽지 않으므로 많지는 않습니다.
아무튼, 소득과 지출이 한정되어 있는 ‘보통사람들’이 경제적 안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미국의 세금과 투자에 대한 ‘기본’을 알고 그것을 자산증식에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자기가 직접 공부하여 자산 관리를 하는 것은 가장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개인이 투자와 복잡한 미국의 여러가지 법을 제대로 이해하고 자신에게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노후 준비’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투자만 중심으로 생각하는데, 경제적 안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투자는 기본이요, 세금, 자산 보호 법, 은퇴 플랜, 보험, 상속, 소셜시큐리티 등 개인 재무에 영향을 끼치는 모든 부분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고 미국에는 각 분야에 전문가가 따로 있습니다. Finance를 전공하고 CFP® (Certified Financial Planner) 자격증을 따기 위해 투자는 물론, 개인 세금, 상속 등에 대한 적지 않은 공부를 추가로 한 저도 세금 전문가가 아니므로 회계사를 쓰고, 상속 전문가가 아니므로 필요하면 상속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이유입니다. 제가 직접 공부를 해보니까 할수록 전문가의 필요성을 느끼기 때문이지요.
영어를 잘 하는 것과 개인 재무 지식은 두가지 별개의 문제입니다. 우리가 한국어를 잘 해도 일부러 공부하지 않으면 한국의 세법을 모르듯, 교육 수준이 높고 전문직에서 적지 않은 돈도 벌지만 재무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서 노후 준비를 하지 못하는 미국인을 저는 아주 많이 봅니다. 그런데 영어까지 힘들면 미국에서 효과적인 자산 증식과 보호에 필요한 ‘기본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당연히 더 힘들 수밖에 없겠지요. 그러니 가능하다면 재무설계사를 고용하여 도움을 받으실 것을 권합니다. 재무 지식이 없는 사람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경제적 안정을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은 그나마 아주 낮아지거든요. 님이 직접 검새해 보시면 알겠지만, 미국에서 노인들이 가장 크게 후회하는 것, 또는 노후 준비를 충분히 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재무설계사의 도움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저에게 상담을 의뢰하는 분들도 많이 ’10년만 일찍 알았다면…’ 하시구요. 사십이 가까운 님에게는 자산 증식에서 아주 중요한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미국은 ‘재무설계사’ (financial advisor, financial planner, investment advisor,…)라는 직업이 회계사나 변호사같이 정부에서 규제하는 타이틀이 아니기 때문에 고용하는 사람의 교육이나 경력, 그리고 그들이 돈버는 방법 등을 정확히 이해하고 비용과 서비스 대비, 님에게 어떤 가치가 있는지를 판단하고 고용하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기본 공부’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이지요.
나중에 님이 더 많은 공부를 하여 재무설계사의 도움이 필요 없게 느껴지면 그때 고용하지 않으면 되니, ‘소심하고 미국에서 사는 방법을 잘 모르는’ 지금은 더이상 지체 없이 고용하여 도움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금융상품을 판매하지 않고 고객의 최고 이익을 위한 조언을 해야 하는 법적 의무가 있는 재무설계사를 주변에서 찾는 제가 아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NAPFA.org이니 참고하세요.
님의 경제적 안정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