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국채는 이자+원금 보장이니 리스크가 없지요?

Q: 연 4.95% 이자를 지급하는 30년 만기 국채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국채는 이자와 원금을 보장해 주니 리스크가 없는 것 맞지요?

A: ‘리스크’가 원금 손실 가능성만 말씀하시는 거라면 없는 것 맞습니다. 만기까지 갖고 있으면 해마다 이자를 받다가 만기되면 원금을 돌려 받으니까요. 

하지만 투자할 때 고려해야 하는 ‘리스크’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크게 인플레이션 리스크와 자산이 증식하지 못 할 가능성에 대한 리스크도 동시에 이해하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30년 짜리, 4.95% 국채를 $10,000 어치 구입하였다고 가정합시다. 만약 어떤 해에 인플레이션이 6%라면, 4.95%를 받는 님의 ‘투자’는 1.05%에 해당하는 ‘가치’를 잃게 됩니다. 즉, $10,000에서 1.05%를 떼어서 버린다고 생각하면 다르지 않습니다. 또 다른 인플레이션 관점에서 보자면, 님이 ‘안전’하게 30년 동안 $10,000을 투자할 때, 30년 후에 받는 원금은 $10,000 입니다. 그런데 지금 투자하는 $10,000 은 님이 원금으로 그대로 돌려받는 30년 후에는 과연 어떤 ‘가치’가 있을까요? 앞으로 30년 동안의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지만, 대략 연 3% 정도로 가정하면, 지금의 약 $4,000 남짓의 가치밖에 되지 않습니다. 인플레이션이 3% 보다 낮으면 님이 돌려받는 원금의 가치가 올라가고, 인플레이션이 3% 이상이라면, 예를 들어, 앞으로 30년 간 인플레이션이 연 4% 라면 님이 30년 후에 받을 $10,000은 지금의 $3,000 정도의 가치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것이 님이 원금이 보호되는 ‘안전한’ 채권에 투자할 때에 감당해야 하는 기회 비용입니다. 

이제 원금 보존에만 집중하여 다른 투자를 하지 않았을 때에 발생할 수 있는 노후 준비 불충분 가능성의 리스크에 대해 알아봅니다. 만약 님이 해마다 받는 연 4.95%의 이자를 (은행으로 받아서 생활비로 사용하지 않고) 다시 채권에 재투자하고 복리로 자산 증식을 하였다면 30년 후, 님이 원금 + 연 4.95% 복리로 자란 금액 총 $42,600 정도를 받게 됩니다. (세금 무시) 그런데 만약 증권 시장의 평균 지수를 따라가는 펀드에 투자하였다면 대략 연 10% 정도의 기대 소득 가정 (지난 100여 년간 크게 하락한 해도 많지만 평균치가 복리로 연 10% 정도 됐습니다), 지금 $10,000이 30년 후에는 $174,000 정도 됩니다. 이자와 원금을 보장해주는 ‘안전한’ 채권투자의 4배 정도 되지요. (세금 무시)

원금 손실의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리스키한) 투자를 하는 이유는 안전하게만 자산을 지키려다 보면 이렇듯 자산 증식이 제대로 되지 않아 노후에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경제적 문제에 부닥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슬프게도 재무설계사로서 제가 보는 한국 이민 1세대들에게서 흔한 현상이구요. 당장의 세금을 적게 내거나 (전문가 고용비 포함) 비용을 줄이는 것에만, 또는 ‘원금’을 보호하는 것에만 집중하여 큰 사진을 보지 못하여 효과적으로 자산 증식을 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거든요. 

물론, 투자에는 채권 같은 원금 보호 장치나 고정 이자/배당금이 없고 언제든 큰 폭으로 하락할 위험이 상존하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권장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몇 년 이내에 사용할 돈으로 투자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권장되지도 않구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모든 것에는 장/단점이 있고 어느 것이든 선택할 때 내가 감당해야 하는 기회비용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이루고 싶은 재무 목표를 효과적으로 이룰 수 있는 쪽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 마다, 상황 마다 다르므로 누구에게나 맞는 한가지 ‘정답’이란 것도 없구요.

그나저나 어떤 채권을 원하시는지에 따라 어디에서 사는 지가 달라집니다. 대부분 연방정부 채권은 treasurydirect.gov에서 구입할 수 있지만, 브로커를 통해서 구입해야 하기도 합니다. 브로커를 통한 구입은 당연히 커미션이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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