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남편과 투자에 대한 이견이 너무 커요.
Q: 적지 않은 여유돈이 있는데 이것으로 남편은 앞으로 2~3년 간 엔화-달러 환치기 투자를 하고 싶어 하는 반면, 저는 안전하고 이자가 높은 은행에 넣어두길 원합니다. 의견차가 커서 부부 갈등이 심한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A: 남편께서 하고자 하는 환치기 투자와 그것이 ‘안전’한 지, 그리고 님이 원하는 이자율 높고 ‘안전한’ 은행 계좌에 넣어두는 것이 남편의 투자 계획보다 더 현명한 일인지에 대한 ‘정답’은 누구도 드릴 수 없습니다. 왜냐면 2~3년 후의 엔화-달러 환율이 정확히 어떻게 될 지 예측 불가할 뿐 아니라, 투자에서 ‘안전’ 이라는 말은 지극히 주관적이라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고, 또한 2~3년 후 은행 이자율이 어떻게 될지도 아무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투자에서 어떤 결정이 현명한 지는 재무 상황과 개인의 투자에 대한 이해도를 먼저 체크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이미 충분한 자산을 모아서 지금 당장 일을 그만 두어도 평생 사는데 지장이 없거나, 아직은 그렇지 않더라도 노후 준비가 충분히 되고 있다면 두 분이 어떤 결정을 하든 사실 큰 문제는 없습니다. 부부의 의견차가 너무 크니 투자금을 반씩 나누어서 각자 원하는 대로 하는 것도 하나의 절충안이 되겠지요.
그러나 소득과 상관없이 노후 준비가 충분하지 않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마음이 급해지거든요. 특히 외벌이 가정의 경우, 돈을 버는 사람이 은퇴 나이에 가까워질수록 자신의 어깨에 얹힌 책임감의 무게가 급속도로 크게 느껴지며 불안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이 불안하거나 투자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으면 객관적이고 현명한 재무 결정을 하기가 힘들구요. 그러니 먼저 님 부부의 현재 경제적 안정도 및 노후 준비 상황을 남편과 같이 점검해 보실 것을 권합니다. 지금부터 어떤 곳에 어떻게 투자할 지는 그 후의 문제입니다. 만약 노후 준비가 충분히 되지 않은 경우, 님이 원하는 것 같이 ‘안전하게’ 만 투자하는 것은 불충분한 노후 준비라는 큰 기회비용(문제)이 발생할 수 있음도 이해하셔야 하구요. 만약 노후 준비가 충분한지 모르겠거나 또는 충분하더라도 부부가 투자에 대한 타협점을 찾지 못 한다면 중재안을 제시할 수 있는 재무설계사와의 컨설팅을 권합니다.
그나저나 환차기를 위해 엔화를 142에 구입하여 3년 후 115에 매도하면 27, 또는 19%의 투자 소득이 발생하지만, 만약 같은 금액을 미국의 평균 증권 시장 수익률을 따라가는 인덱스펀드에 대신 투자하면 같은 기간 47, 또는 33%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증권 시장은 큰 폭으로 하락한 경우도 많지만, 지난 100여 년 간 평균 연 10% 정도씩 복리로 상승하였거든요. 물론, 환율도, 증권 시장도 앞으로 3년 간 어떻게 변할지 모르므로 보장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모든 투자에는 리스크가 있거든요. 님이 원하는 보수적이고 안전한 ‘투자’는 원금이 보장되고 고정적인 이자를 받을 수 있으므로 언뜻 보면 이득으로 보일 수 있지만, 대신 인플레이션 때문에 오히려 자산의 가치가 시간이 갈수록 크게 떨어지는 다른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해의 인플레이션이 6%인데 님이 은행에 $1M을 ‘안전하게’ 두고 5%의 이자를 받았다면 님의 자산은 1%, 즉 $10,000 만큼의 손해를 보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이 돈을 2~3년 이내에 쓸 계획이라면, 에를 들어, 조만간 집을 사고자 하면 인플레이션과 상관 없이 안전하게 은행에 두는 것이 일반적으로 권장됩니다. 다만, 이런 경우에도 원점으로 돌아가서 노후 준비가 충분히 되고 있는지에 대한 답을 먼저 구해야 겠지요.
모쪼록 부부 간 추가 갈등 없이 나중에도 잘했다 싶을 현명한 결정을 하시기 바랍니다.
행운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