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부모님이 노후 준비를 못 하셨어요.
Q: 스몰비지니스 운영하는 부모님이 조부모님들 도와드리느라 당신들 노후 준비를 너무 못 하셨어요. 무남독녀인 저는 부모님들이 조부모님들 도와드리듯 그렇게 할 수 없어서 죄송하고 부담감으로 너무 답답합니다. 앞으로 몇 년 더 일하신다고 하는데 노후 준비를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A: 답답하시지요….
자식이 은퇴 플랜이었던 부모 세대, 그리고 그런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문화에서 자란/자라는 배우자/자식을 둔 모든 사람들이 겪는 딜레마입니다. 저도 그런 딜레마를 겪은 사람 중 하나였구요.
슬프게도 그 연세의 분들이 할 수 있는 노후 준비는 damage control 외에 별로 없습니다. 즉, 가능하면 부부 중 한명은 최소 95세까지 사실 것을 가정하여 70세까지 기다려서 (연금을 늘려서) 소셜시큐리티를 받고, 그나마 가능할 때 준비를 하는 것 뿐입니다. 사실 소셜시큐리티를 늦게 받는 것은 장수할수록 유리해서 내일을 알 수 없는 우리가 오늘 결정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만약 70세까지 기다렸다가 받았는데 금방 사망하면 실제 총수령액은 적어서 페널티를 내더라도 최대한 일찍 받는 것이 당연히 유리하니까요. 그런데 확률상, 60대 후반/70대 초반의 부부라면 그 중 한 명은 최소 90대 중반까지 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특별한 지병이 없는 부부라면 부부가 받을 연금에서 하나는 최대한 늦게 받는 것이 일반적으로 권장됩니다. 남는 배우자가 두 개의 연금 중 높은 것으로 사망까지 받을 수 있으므로, 혼자 남을 배우자를 위한 배려이지요. 그러나 배우자의 크레딧을 바탕으로 받는 배우자 연금이라면 67세 이후에는 기다려도 최대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50%로 제한되고, 그나마 크레딧이 있는 배우자가 연금을조기 신청하였다면 배우자 연금도 어차피 같이 줄어듦으로 차이가 미미해서 67세까지라도 기다리는 것의 의미가 별로 없을 수 있습니다. 개인의 상황마다 연금액이 다르니 다음의 소셜시큐리티 연금공단 웹사이트 참고하고 더 궁금한 것이 있으면 공단에 직접 연락해 보세요:
IRA는 근로소득이 있으면 나이에 상관없이 납입할 수 있으니 가능하면 최대한 저축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세요. 만약 IRA에 부부가 각자 할 수 있는 $7,000씩, 총 $14,000 이상의 저축이 가능하면 자영업자니까 은퇴 플랜도 고려해보시구요. 다만, 연세가 있으시니 계획보다 일을 더 못 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부모님의 현재 소득과 저축할 수 있는 금액, 가능한 플랜 종류/비용을 검토한 후 신중히 결정하셔야 합니다. 수 년 이내에 은퇴하고 바로 써야 하는 돈이니까 주식보다는 안전한 채권 중심의 펀드에 투자하셔야 겠지요.
노후 준비가 너무 부족하니 가능하면 일을 계속 하는 방법도 모색해 봐야 하겠지만, 물론, 이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더이상 일하지 못 할 경우에 소셜시큐리티 연금만으로도 생활이 가능하도록 미리 ‘준비’를 해야합니다. 집에 모기지가 없더라도 나가야 하는 세금, 보험, 유지비, 기타 생활비 등이 소셜연금으로 부족하면 은퇴 전에 미리 파는 것이 일반적으로 권장됩니다. 왜냐면 은퇴 하고 억지로 갖고 있다가 수리도 못하고 급매로 내놓으면 헐값에 팔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 집에 대한 애착이 아주 크면 최대한 오래 살 계획을 하되, 머지않아 헐값에 팔아야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이해하고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지요. 물론, 이것은 부모님의 결정이어야 합니다. 님은 부모님이 조부모를 위해 하던 것 만큼 할 수 없는 상황 등, 이런 저런 현실에 대해 부모님과 솔직하게 대화하고 부모님이 결정하시도록 하면 됩니다.
님도 잘 알다시피 부모의 노후 준비가 충분하지 않으면 그것은 부모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자식, 특히 무남독녀인 님께는 아주 큰짐이 될 수밖에 없지요. 그래서 부모의 노후 준비를 지금부터라도 도와드리며 동시에 님도 준비해야 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님도 나중에 자식에게 짐이 되지 않도록 지금 열심히 준비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님의 자녀가 님의 인생을 책임질 수 없듯, 님도 부모님의 삶을 책임질 수 없는 엄연한 현실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님이 조부모님께 어떻게 하셨는지를 보고 자랐으면 그렇게 할 수 없는 님은 그 속에서 일종의 죄책감 마저 들 수 있습니다. 저도 이 부분이 힘들었는데, 고민하다 보니 내가 부모의 준비되지 않은 노후 문제를 바꿀 수는 없다는 것과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나중에 자식에게 짐이 되지 말아야겠다는 것 한 가지는 확실해지더군요. 우리는 누구나 주어진 환경 속에서 우리가 아는 것을 바탕으로 결정을 하고 나름 최선을 다해 살아갑니다. 부모님 세대가 그랬고, 우리 자식 세대도 우리와는 또 다른 시간과 문화 속에서 최선을 다하고 살 것입니다. 여기에서 자식이 부모에게 ‘도대체 왜 그렇게 살았냐’ 며 답답해 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원망은 더더욱 할 필요가 없지요. 그것은 도움은 커녕, 모두를 힘들게만 할 뿐이니까요. 그리고 지금 힘든 부모를 도와주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고 더 하지 못함을 미안해 하거나 괴로워할 필요도 없습니다.
님이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먼저 구분하셔야 하는데, 이것은 누구도 아닌 님이 해야하는 결정이고, 어떤 것을 해도 힘든 결정이라 님이 나중에 덜 후회할 수 있는 선택이 무엇이겠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남편과, 그리고 부모님과의 솔직한 대화가 필요합니다. 남편에게는 님의 괴로운 마음을 전하고 남편의 동의하에 부모님을 도와드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부모님께는 자식으로서 님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정확히 알려드려서 현실적이지 않은 기대를 서로에게 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부모 자식간이나 부부간 발생하는 마음의 상처는 주로 오해나 일방적인 기대에서 생기거든요. 물론, 님은 나중에 이런 짐을 자식들에게 주지 않기 위하여 노후 준비를 충분히 하고, 나중에 성인인 자녀가 님의 욕심만큼 님을 보살피지 않아도 서운해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두 말 할 필요가 없겠지요.
노후 준비는 돈 외에도 고려할 것들이 적지 않습니다. 기회가 되면 제 칼럼 몇 개 읽어보세요:
<이민 1세대 부모로 산다는 것>
<정신이 이을 때 해야 할 일 두 가지>
<죽음>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님이지만 마음으로나마 안아드리고 힘찬 응원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