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선물
어느 자료를 보는 지와 개인마다 실제 지출하는 비용에는 물론 차이가 있겠지만, 평균 미국인들은 연말/연시 선물 비용으로 $700~ $1,000 정도를 지출한다고 한다. 3/4이나 되는 국민들이 1천 여불의 비상자금도 없이 한 달 벌어서 겨우 먹고 사는 현실을 감안하면 엄청난 금액이다. 평소에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물건이나 상대방이 좋아할 것을 알고 주는 선물은 예외지만, 기왕에 하는 선물이라면 하나를 하더라도 받는 사람이 좋아할 지에 대한 확신도 없는 물건보다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커지는 선물을 하는 것이 어떨까 하여 이번 칼럼에서 몇가지 제안하니 고려해 보시기 바란다.
우선, 아이들부터 챙기자. 슬프게도 미국에서는 아이들이 생일이나 크리스마스때 수백 불 어치의 많은 선물은 받아도 교육 계좌가 없는 경우가 흔하다. 아이들의 대학비 준비는 하지 않으(못하)면서 생일이라고 장난감이나 선물권 등 소비적인 물건을 사주는 우리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가? 부자가 아닌 ‘보통사람들’은 이 비교육적인 선물 문화를 바꿔야 한다. 아이들에게 선물을 아예 하지 말라는 소리가 아니라 무엇이 중요한지를 보여주고 대화를 통해 가르치자는 거다. 금년에는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과 미리 대화하여 아이들의 교육 계좌를 터주거나 기존의 계좌에 돈을 넣어주면 어떨까? 단 $10, $20이라도 여럿이 꾸준히 넣어주면 나중에 아이가 대학에 갈 나이에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만약 일을 하는 틴에이저나 대학생이라면 Roth IRA를, 일하지 않는 아이라면 용돈으로 일반 투자 계좌를 열어주고 아이가 저축하는 금액의 얼마를 매치해 줄 수 있다. 어려서부터 버는 돈의 15~20%를 꾸준히 저축/투자하는 습관을 들여주는 것은 왠만한 유산을 물려주는 것보다 훨씬 큰 가치가 있다. 나중에 큰 돈을 벌지 않아도 일찍부터 꾸준히 저축/투자하면 경제적 안정을 이룰 수 있다는 ‘비밀’을 가르쳐 주기 때문이다.
성인 가족, 친구, 이웃, 동료들을 위해서는 개인 재무에 관한 책을 사주거나 지역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하는 클래스를 등록하여 주면 어떨까? 미국의 심각한 빈부차와 노후 문제 때문에 요즘은 재무 교육의 중요성이 사회적으로 부각되며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다른 연령대를 위한 책과 커뮤니티 칼라지의 평생 교육원 (continuing education)을 통한 저렴하고 짧은 재무 관련 클래스가 아주 많다. 나도 가끔 지역 커뮤니티 칼리지를 통해 토요일에만 하는 2~4주 코스의 개인 재무 클래스를 가르친다. 필요한 연령대를 위한 책은 인터넷을 통해 검색하고 클래스는 지역 커뮤니티 칼리지의 웹사이트를 찾아보도록 한다. 영어가 불편한 사람을 위해서는 나의 책, <미국에서 경제적 안정 이루기>와 이명덕 박사의 <미국에서 확실히 부자되기>를 고려해 보시라. 만약 책을 보거나 클래스를 수강할 것 같지 않은 사람이라면 선물 대신 커피나 밥 한끼 사주며 당신이 아는 재무 지식이라도 나누어 준다. 당신의 의도를 감사히 받고 실행할 지는 그 사람의 몫이지만, 어쨋든 당신은 그를 도와주기 위한 노력을 했으니 됐다. 그것이 사랑이고 우정이요, 의미있는 선물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만약 회사를 통한 은퇴 플랜이 없는 자영업자라면 은퇴 플랜을 고려해 본다. 직원이 없다면 주인/배우자/동업자만 할 수 있는 Individual 401(k)를, 직원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SIMPLE IRA나 Safe Harbor 401(k)를 알아보시라. 미국에서 자산 증식을 효과적으로 하고 힘들게 번 돈을 지키기 위해서는 은퇴 플랜/계좌에만 주어지는 엄청난 세금 혜택과 파산 신청을 하더라도 크레딧 카드사, 은행, 거래 업체, 건물 주 등 일반 채권자로부터 자산이 보호되는 법적 보호 장치를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그러니 당신의 세금 혜택과 자산 보호를 위해서라도 은퇴 플랜을 시작하기 바란다. 가끔 플랜 비용이나 종업원에게 급여의 3~4% 매치를 주는 것이 아깝다고 은퇴 플랜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 사람을 보는데, 정말 근시안적인 사고이다. 돈이 아깝다고 자기가 먹을 식재료를 사지 않거나 종업원에게 밥 한 숫가락 나누어 주는 것이 아까워서 온종일 굶겠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나는 생각한다. 은퇴 플랜 관련 비용은 렌트비나 전기세 같은 비지니스 비용, 또는 자신의 경제적 안정을 위해 필요한 투자로 보아야 한다. 실업율이 낮아 좋은 직원을 구하기도 힘든 요즘에 은퇴 플랜을 하고 조금이라도 노후 자금으로 적립해 주는 것은 직원의 이직률을 낮추고 신규 직원을 채용하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니 아직 은퇴 플랜이 없는 회사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라면 금년이 가기 전에 은퇴 플랜을 꼭 시작하기 바란다. 종업원(들)은 물론, 당신 자신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 중 하나가 될 것이다.